
유년기의 주말 오후였을것이다. 아버지와 동생과 함께 집근처 태조산을 가게 되었다.
산으로 향하는 길에 꿩농장이 있었다. 꿩 농장에서 꿩들을 구경하던 중 흥미로운 사실 두가지를 발견했다. 첫째, 새 농장임에도 불구하고 천장에 철조망이나 그물이 없이 오픈 되어있었다. 둘째, 꿩들의 눈위에 플라스틱 안경같은 것을 쓰고 있었다. 난 아버지께 여쭈었다. "위가 저렇게 뚫려있는데 꿩들이 안날아가요?"
못날아 간단다. 아니 안날아간단다. 그 이유는 바로 저 작은 플라스틱 안경이란다.
꿩의 날개에 털이 나서 날아갈 수 있는 야생성이 생기는 시기는 생후 30일 정도 이후인데 그 때 눈 바로 위에 저 안경만 씌워 놓으면 하늘을 못 보는 꿩은 야생성을 잃고 날지도, 다른 꿩과 싸우지도 않은채 사육된단다.
날아갈 수 있는 능력을 가졌음에도 말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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